[일상의기록] 입사 20주년 기념 나홀로 산행 - 광교산 형제봉

오늘은 딱 20년전에 청운의 꿈을 안고 나의 첫번째 직장이자 현재의 직장에 첫출근을 한 날이다.

평생직장이란 개념이 사라진 요즘 세상에 한 회사에서 20년이라니... 그만큼 인정을 받는건지? 아님 멍청한 건지 모르겠지만 어찌됐던 긴 시간이 지나버렸다.

 

겁없던 신입사원은 어느덧 흰머리리가 소복히 내려앉고 연륜과 경험으로 무장한 베테랑이 되어 버렸다.

 

오늘은 대체공유일을 포함한 3일 연휴에 20주년 기념도 할겸 붙여서 쉬고자 휴가를 냈다, 그리고 혼자 산행을 하고자 계획했다, 멀지않은 곳으로...

 

오랜만에 멀지 않은 곳인 광교산으로 가기로 결정, 광교산은 집에서 가까운 곳이긴 하지만 입사하고 일년에 한번정도 단체 등산할 때 두어번가고 애들 어릴때 바람쐬러 한번 다녀온 이후로 한번도 가지 않은 곳이라 겸사겸사해서 다녀오는 것으로...

 

몇일전부터 날씨를 챙겨봤는데 오늘 비는 오지 않는 것으로 예상됐지만 막상 오늘 비소식, 갈까말까 고민을 해봤지만... 비 좀 맞으면 어떤가? 숲이 우거진 산행이라 비의 영향은 그다지 크지 않을 것같고 우의 가볍게 걸치면 큰 문제 없을꺼라 생각했다, 그리고 의미있는 날, 의미있는 일을 하는게 중요하지 비가 뭐 대순가... 고고고~~~

 

왕복 거리를 감안해서 코스는 형제봉...

 

형제봉 등산을 위해서는 광교공영주자창에 주차를 한다, 주차비도 저렴하고... 6시간까지 2천원이니까...

단, 주말이나 공유일에는 8시전에 도착해서 주차를 해야지 안그럼 주차하려 하세월을 보내는 경우가 허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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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교공영주차장

 

이럴경우 바로앞 경기대 주차장을 이용하면 그 수고를 좀 덜 수 있다, 단 경기대 들어가는 입구에서 일주차 선결재를 해야 한다.(선결재 주차비 4천원)

경기대 주차장은 경기대 홍보관쪽으로 형제봉쪽 등산로가 있어서 공영주차장이 만차인 경우 유용하다.

형제봉 등산로는 공영주차장에서 반딧불이화장실을 통해 올라가는 길과 저수지 윗쪽으로 좀더 올라가 들어가는 경로 두가지가 있는데, 공영주차장을 이용하는 경우 굳이 돌아갈 필요있나 바로 올라가는 걸로...

 

등산로 초입은 그렇게 어렵지 않다, 등산로 정비도 잘 되어 있어서 왕복 7~8km 정도의 산행을 무난하게 시작할 수 있다.

 

중간중간 쉬어갈 수 있는 공간도 있고 연결되는 등산로들이 있다보니 갈림길에서 방향표시도 비교적 잘되어 있다.

 

전체적인 등산로는 평이하다 형제봉 막판에 경사가 꽤 있지만 못오를 정도는 아니지만 등산이나 산행을 종종 하는 사람이 아닌 경우에는 숨이 턱턱 막히기도 하다.

 

그 고생의 끝에는 이렇게 형제봉 표식이 있다. 오늘은 비가와서 주변 경치를 구경하기는 힘든 날... 하지만 이또한 운치가 있는듯...

 

오늘은 비가와서인지 막걸리 가게가 없다, 우띠 잔막걸리 한사발 마실라고 물도 안챙겨 왔는데... 목은 타고 챙겨온 바나나로 열량 보충으로 아쉬움을 달래본다... ㅠ.ㅠ

오늘은 기상상태를 감안해서 더이상 확전하지 않고 왔던길로 빠르게 내려가는 걸로...

 

등산로 입구 초입에 경기대쪽으로 빠지는 길로 한 100미터정도 가면 경기대 홍보관에 카페테리아가 바로 나온다, 가족들이랑 함께 왔다면 등산로 바로밑 음식점에서 맛있는 식사를 하겠지만 가벼운 산행일 경우 여기서 가볍게 식사를 하는 것도 좋을듯, 오늘 나는 식사는 안하고 물을 안챙겨온 관계로 시원한 아이스아메리카노 투샷으로 짧은 산행을 마친다...

가격은 2800원...

 

입사 20주년 우중산행은 이것으로 마무리 했다... 

비에 땀으로 얼룩진 몸에서 꿉꿉한 냄새가 솔솔 올라오지만 오롯히 묵묵히 그리고 겸허히 산에 올라갔다온 내 노력의 결과라 생각한다...

산행은 내 한발한발에 집중하느라 다른 생각을 할 겨를이 없다는 사실, 이로 인해 잡생각이 사라진다는 점이 좋다, 더군다나 나홀로 산행은 오롯이 나에 집중할 수 있어 좋다... 

그리고 빗방울... 모자창을 때리는 소리는 오히려 산행의 운치를 더해준다...

 

이렇게 지난 20년 정신없이 달려온 나를 위한 가벼운 혹사와 조촐한 기념은 마무리 되었다. 

난 산에 지난 20년의 안좋은 기억, 실수 등 나를 옭아내던 정신사나운 것들을 내려놓고 좋은 생각과 기운만 가지고 내려왔다.

오늘부터 새롭게 시작하는 1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