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마린일병의 사람사는 이야기/일상의 기록들(컬럼,에세이)

[에세이] 다시끔 얻은 생활속 자유를 위해~~~

by 마린일병 2020. 11. 11.
728x90
반응형

벼르고 벼르던 식기세척기를 주문했다.

 

식기세척기라... 이전에 살던 신혼집 리모델링 해서 들어가며 싱크대에 떡하니 달았던 식기세척기, 애둘 놓고 키우면서 톡톡히 써먹었었다.

 

벌써 15여년 전 이야기긴 하지만 예나지금이나 '식기세척기 잘 닦이나?' 하는 의구심을 먼저 하는 건 똑같은 것 같다.

예나지금이나 이에 대한 나의 생각은 '어~ 무지 잘 닦여!' 이다.

 

육아에 지친 아내와 매일 야근후 함께해야하는 가사가 부담인 내게 식기세척기는 가뭄의 단미마냥 현실에서 도피할 수 있는 출구였다.

 

지친 하루의 끝자락에서 설거지에 또 한시간을 매일 소모해야하는 데서의 해방감, 우리 첫 보금자리에서 가장 유용하게 써먹었던게 식기세척기였다.

 

시간이 흘러 큰애 초등학교 입학 때문에 우리는 평수 살짝 넓혀 이사하면서 지은지 10여년이 넘은 집을 대대적으로 수리하면서 이사했다.

 

첫 신혼집 리모델링해서 살면서 불편했던 점, 아쉬웠던 점을 새집에 투영하다 보니 이 집 리모델링 하는 것도 만만치 않았다, 그러면서 식기세척기를 빼먹는 실수를 하고만다, 주변 지인들에게는 그렇게 식기세척기의 유용함을 설파하던 우리가... ㅠ.ㅠ

 

매일 한시간의 설거지, 애들이 좀 커서 애들 케어하는데 들어가는 품은 줄었지만 공부봐주고 숙제챙기느라 신경쓰는것은 매한가지 그 사황에 설거지 품이 이전과 달리 늘었다. 두고두고 식기세척기를 싱크대에 빌트인 하지 않은것을 후회하며...

 

몇천만원들여 외부샤시까지 좋은걸로 뜯어고치면서 몇십만원 아끼자고, 설거지 돌아가며 한번씩 하면 되지 했던 것이, 이왕 맘먹고 돈 쓸때 몇십만원이 돌이켜 생각해보면 큰 문제가 아니었는데 그때는 너무 커버린 리모델링 예산에 줄여야겠다는 것에 매몰되 그 편익을 보지 못했던것 같다.

 

어찌됐던 우리는 기존에 싱크대 한 공간을 포기하고서라도 식기세척기를 넣기로 결정했고, 일사천리로 진행, 이제 곧 있으면 저녁 한시간의 여유가 나와 아내에게 주어질 것이다.

내게는 빠듯한 대학원 수업과 공부에 할애 할 수 있는 시간이, 아내에게는 직장에 가사, 육아에서 혼자만의 시간을 잠깐 보낼 수 있는 여유를 돌려줄것 같다.

 

사람이 살다보면 물리적인 부분에서 집착하고 특정 시각에 매몰되는 경우가 종종있는데 몇백, 몇천, 몇억이 드는 것이 아니라면 그것에 따른 편익을 한발물러나 생각해보는 여유와 통찰이 있어야 할때가 있다.

 

6년전 몇천만원에 몇십만원 더 보탠다고 우리가 신용불량자가 되는 것도 아닌데, 우린 그 몇십만원의 예산절감에 매몰되 둘이 합쳐 4천여 시간을 그릇 씼는데 허비했다.

지나간 시간은 어쩔 수 없고, 이제 앞으로의 시간에 삶의 여유를 기대해본다, 새롭게 오는 친구~ 우리 잘 해봅시다!!!

728x9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