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바로 앞 야산에 조성된 공원과 등산로가 가볍게 운동하고 산책하기에 더할나위 없이 좋다.
코로나로 어딜 오도가도 못하는 상황이 오래되다 보니 집앞 등산로 이용이 더욱 잦아졌다, 그러다 보니 가끔 이용할 때 몰랐던 불편함과 개선사항이 있어서 40대 중반 인생 처음으로 지방정부에 민원이란 걸 신청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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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기록] 생애 첫 민원 - 독침산 등산로 개선
생애 첫 민원... 코로나19로 인해 생활이 매우 제한적이다 보니, 평소 잘 가지 않던 집앞 가벼운 등산로를 애들 데리고 종종 오르락내리락... 집앞에 이렇게 솔솔한 재미를 주는 곳이 있었던가? 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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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의 담당공무원과 통화 후 이렇게 답변이 달리고 나의 첫번째 민원은 클로징이 됐다.
두번의 전화 통화에서 내가 받은 느낌을 정리해보자면...(주관적인 판단이 들어가 있음)
첫번째로 공무원 조직이라는 데가 안할 핑계를 먼저 찾는 것 같았다.
민원 넣고 담당자에게 걸려온 첫번째 통화에서 설치 불가 사유로 내가 들었던 것은 도서관 근처라 설치시 소음민원이 발생할 수도 있어서 설치가 안될 것 같다고 했다.
소음민원이 발생한 것도 아니고 소음민원이 발생할 수도 있어서 라니... 듣는 순간 귀를 의심했다... 이 말이 뭘까?
'차 사고가 날 수도 있으니 차를 사면 안된다.' 뭐 이런 것 들과 비슷한 의미가 아닐까? 이게 말인가 글인가?
그래서 혹시 도서관 근처의 소음관리 기준에 관한 법령이나 시 조례 같은게 있는지 물었다, 없단다.
이러한 근거도 없이 미래에 있을 수도 있는 가능성에 의거해서 판단 한다는게 상식적이지 않다고 난 생각한다.
정 소음 때문에 안된다고 하는거면 입구가 아닌 도서관과 조금 거리를 둬서 살작 윗쪽으로 설치해도 괜찮으니 다시 한번 검토해 달라고 요청을 했다.
하루뒤 걸려온 두번째 전화, 이번에는 설치 불가 사유가 바뀌었다, 예산이 없어서 못 한단다...
인구 100만이상의 광역시급 도시에 인구 40만의 생활/교육수준 높고 지방세의 상당부분 기여하는 구에서 에어컴프레셔 하나 살 수 있는 예비비등의 예산이 없어서 설치를 못한다는게 말이되나? 예산이라는게 유도리가 있어야 하는게 아닌가? 어차피 올해 예산은 작년에 계획한건데, 계획되지 않은 일들이 일년동안 얼마나 많이 발생하는데 그런 유도리가 행정기관에 없다는게 말이되나? 난 쉽게 납득이 안간다 조그만 중소기업에도 예산이나 자금 운용의 탄력성이 있는데...
이쯤되면 그냥 일하기 싫은 걸로밖에 느껴지지 않는다.
행정도 어떻게 보면 정부에서 하는 서비스인데 민간기업에서 이렇게 서비스 했다간 회사가 망하거나 아님 담당자가 회사를 그만두거나 둘중 하나로 귀결되지 않을까?
공무원들 신분과 정년보장해주니 시민들위에 군림하는건 아닌지 싶다, 행정 서비스를 받고 행정 서비스를 위해 납세의 의무를 다하는 사람들에게 이러한 태도는 묵과할 수 없다, 화가난다...
사실 예산이 정말 없거나 설령 일을 만들고 벌이고 하는게 하기 싫더라도 '올해 확보한 예산에 여유가 없어서, 당분간 불편함을 좀 감수해주시면 추경이나 내년도 예산에 반영해보도록 해보겠다'라고 립서비스라도 했으면 그런가 보다 시간이 오래 걸릴 수도 있겠거나 혹여나 안될수도 있겠다하고 큰 기대 안하고 수긍하고 넘어갔을지도 모른다... 아마도...
돈 없다 하고 클로징 해버리니 일개 시민으로서 뭘 더 해볼 도리가 없다, 한계를 절감한다.
그냥 주저앉고 말것인가?
아니 그럴꺼면 시작을 하지도 않았다, 불편하더라도 그냥 지금 그대로 등산로를 이용했을 것이다.
한번 히팅된 머리는 쉬이 식지 않는다, 혼자의 힘으로 안되면 우리 대표자를 동원하는 수밖에...
지역구 국회의원과 시의원에게 관련 자료, 경과, 요청 사항을 잘 정리해서 메일을 보냈다.
생업에 바쁜 나를 대표해서 이런 일 하라고 국회의원, 시의원을 뽑아 놨으니 이들을 움직여 보는 수밖에...
루틴화 되어 있는 행정서비스, 예를 들면 주민등록발급서비스, 여권발급 등등... 이런 것들은 거의 바로바로 처리된다. 그러나 뭔가 가치 판단이 들어가야 하는 것은 나중에 문제가 생길 소지가 걱정되어 있지, 그냥 일을 하기 싫어서 그런건지 여하튼 서비스가 엉망이다.
직업윤리나 직업의식이 없이 이제 공무원은 그냥 밥벌어 먹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고 사명감이 없다보니 드냥 가급적 일을 안하는 방향으로 관성화 되어 있는 조직같다.
선출직 분들이 얼마나 뛰어주는지 한번 기다리고 지켜보겠다.
깨어있는 시민이 세상을 바꾸는 법이다, 난 깨시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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