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무작정 한주 쉬는 일정의 휴가, 아내는 장모님 모시고 크로아티아 여행중이고 애들은 방학도 아니라서 등교 챙기고 나면 하교까지 약간의 자유시간, 이 시간을 나를 위해 써보기로 했다.
집 근처에 해발 200여미터 정도의 야산이 있어서 이리저리 코스를 조합해서 가벼운 산행을 좀 해보기로 마음 먹었다.
이 동네에서 18년 정도를 살면서도 집이란게 그저 잠자는 거점 역할 밖에 안했기 때문에 집 근처 주변을 잘 모른다, 그 긴 세월을 지냈으면서도...
집을 나서며, 시원한 얼음물도 한통 챙기고...
아파트 단지에 붙어 있는 공원과 고가다리도 지나고, 평일 오전은 한가롭다, 여유가 느껴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신접살림 차리고 10년간 지내면서 애들 낳고 살았던 아파트, 그리고 우리 예진이 첫 어린이집...
울 애기들 손잡고 다녔던 단지내 가게도 있고 일반슈퍼에서 편의점으로 바뀌긴 했지만... 이제 아파트 단지에도 편의점이 들어온다... 그리고 애들 어린이집/유치원 버스 태워 보내고 하원 기다리던 벤치까지...
그간의 추억이 묻어 있는, 지근거리에 있으면서도 바삐 지나다니느라 무심코 지나쳤던 곳들이 걸으니까 눈에 들어온다.
이렇게 길에 핀 꽃들도 눈에 들어오고, 오늘 화려하진 않아도 눈이 호강하는 날인가 보다.
진이 환이 둘다 다녔던 유치원... 여기 보낼려고 큰애때 전날 9시부터 캠핑의자 펼쳐놓고 줄서서 기다리기도 했는데, 그때는 선착순이라... ^^
자, 본격적인 산행, 뭐 청명산은 그리 높지 않은 산이라 중간중간 가파른 곳이 있긴 해도 산행에 큰 무리가 없다, 주민들이 꾸준히 다니는 산행코스들이라 길도 명확하고...
노블카운티 돌아서, 경희대앞으로 해서 돌아나오면 집으로 가는 길, 그 중간에 회사 연구소가 있어서 간만에 들러 시원한 냉커피 한잔하며 오랜만에 아시는 분들 인사나 나눌까 했지만, 휴가중에 회사 근처에는 얼씬도 하는게 아니라서 그냥 패스~~~
드디어 집이구만...
오늘은 가볍게 요정도로만, 그래도 땀이 비오듯 한다...
오랜만에 집근처 산행, 느림의 미학이라고 해야하나? 천천히 주변을 걸어보니 그간 잊고 지냈던 추억이 새록새록 떠올라 생각보다 소중한 시간이었던것 같다, 가끔은 모든것 잊고 이렇게 주변을 하나하나 느끼며 돌아다녀보는 것도 좋은듯...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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